[4] 경계에서 법을 분별하지 말라

(1) 불법(佛法)은 분별하여 붙잡을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2) 불법은 취하거나 버릴 수 있는 경계가 아니다.

(3) “이것이 바로 불법이다.” 하고 분별할 수 있는 정해진 경계는 없다.

(4) <금강경>에서는 “얻을 수 있는 법이 조금도 없는 것을 일러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라 한다.(無有少法可得 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라고 하였고, 또 “무상정등각이라고 부를 만한 정해진 법은 없고, 여래가 말할 수 있는 정해진 법도 없다.(無有定法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亦無有定法如來可說)”라고 하였고, 또 “여래가 얻은 무상정등각, 그 속에는 진실함도 없고 헛됨도 없으니, 이 까닭에 여래는 일체법이 모두 불법이라 말씀하신다.(如來所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於是中無實無虛 是故如來說一切法皆是佛法)”라고 하였다.

(5) <신심명>에서는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다만 분별하여 선택하지만 말라. 싫어하거나 좋아하지만 않으면, 막힘 없이 밝고 분명하리라.(至道無難 唯嫌揀擇 但莫憎愛 洞然明白)”라고 하였다.

(6) <육조단경>에서는 “본래 한 물건도 없다.(本來無一物)”라고 하였다.

(7) <반야심경>에서는 “얻을 것이 없기 때문에 보살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한다.(以無所得故 菩提薩唾 依般若波羅蜜多)”라고 하였다.

(8) <금강경>에서는 “모습으로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하다.(凡所有相皆是虛妄)”라고 하였고, <육조단경>에서는 “우리 이 법문에서는 예부터 먼저 생각 없음과 모습 없음과 머묾 없음을 근본 바탕으로 삼았다.(我此法門 從上以來 先立無念爲宗 無相爲體 無住爲本)”라고 하였다.

(9) 중도(中道)는 곧 머무는 곳이 없는 것이니, 중도에서는 머물 경계가 없다.

(10) 분별이란 곧 경계를 분별하는 것이니, 경계는 분별하는 마음에 있다.

(11) 견성(見性)한 마음은 중도(中道)에 있으니 분별이 없고, 분별이 없으니 경계도 없다.

(12) 중도란 곧 이것과 저것이라는 상대적 분별에서 해탈하는 것이요, 견성 역시 마찬가지이다.

(13) 이것과 저것을 분별하지 않으면 마음은 갈 곳이 없다. 마음이 분별을 따라 가는 일이 없으면 바로 본래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래 자리에서는 이것이니 저것이니 하는 분별이 없다. 이것이니 저것이니 하는 분별에 끄달리지 않으므로 여여(如如)하고 일여(一如)한 것이다.

(14) 본래 마음은 언제나 여여한 것이니, 분별에 끄달려 가지 않으면 될 뿐, 따로 얻을 본래 마음이라는 도(道)는 없다. 그러므로 <마조어록(馬祖語錄)>에서는 말하기를 “도는 닦을 필요가 없다. 다만 더럽히지만 말라. 어떤 것이 더럽히는 것인가? 분별하는 마음으로써 조작하고 추구하는 것들이 바로 더럽히는 것이다.(道不用脩 但莫汙染 何爲汙染 但有生死心 造作趨向 皆是汙染)”라고 한 것이다.

(15) 여여한 본래 마음에는 이것이니 저것이니 하고 분별할 물건이 없다.

(16) 일단 분별을 따라가 분별 속에 있으면 이미 망상에 속한 것이다.

(17) 그러므로 본래 마음을 찾고자 하는 사람은 분별되는 경계에서 본래 마음을 찾아서는 안 된다.

(18) 스스로 분별망상에서 깨어나면, 분별하고 있으면서도 분별이 없는 본래 마음이다.

(19) 스스로 분별하여 이 경계는 여법(如法)하고 저 경계는 여법하지 않다고 한다면, 자기가 일으킨 분별심에 자기가 속고 있는 것일 뿐이다.

(20) ‘맞다, 틀리다’, ‘좋다, 나쁘다’, ‘이것이다, 저것이다’ 하는 식으로 분별하는 것을 통해서는 결코 본래 마음을 깨달을 수 없다.

(21) 그러므로 공부하는 사람은 경계를 분별하여 법을 판단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22) 부처와 중생, 법과 비법은 겉 모습으로 분별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이 미혹해 있으면 중생이고 비법이며, 자기 마음에 깨달아 있으면 부처요 법이다.

(23) <금강경> 사구게(四句偈)에서는 “만약 모습으로 나를 보려 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 한다면, 이 사람은 삿된 길을 가는 것이니 여래를 만나지 못할 것이다.(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라고 하였다.

(24) 그러므로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생각을 가지고 법을 알아내려는 기대는 애초에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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